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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정도전의 유배생활, 역성혁명, 저서와 학문

by 승인아커몬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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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역성혁명으로 세워진 조선
정도전의 역성혁명으로 세워진 조선

 

정도전의 유배생활

정도전은 고려 후기 신진사대부였습니다. 과거시험에 당당히 급제한 문신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종6품 관리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고려 말기, 정도전은 정치적 혼란과 부패가 만연한 시기에 개혁과 새로운 질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개혁적인 사상과 정치적 활동은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권문세족과 갈등을 일으키게 되었고, 결국 유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가족과도 떨어져 한반도의 남쪽 끝 전라남도 나주로 유배를 떠납니다. 당시 나주는 고려 하층민이 살던 특별 구역인 '부곡'이었습니다. 유배지인 나주에서 정도전은 성리학을 깊이 있게 연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정립하였습니다. 유배당한 지 3년째 되던 1377년, 정도전은 나주를 떠나도 좋다는 소식을 받고 영주, 단양, 제천, 안동, 원주를 다니며 유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정도전은 유랑을 멈추고 삼각산 아래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서당을 열었습니다. 정도전은 서당의 이름을 자신의 호인 삼봉을 따서 '삼봉재'라고 지었습니다. 당장 고려의 중심 개경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니 고려를 바꾸기 위해 서당을 열어 훗날 고려를 바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유배 생활 동안 고려 왕조의 문제점을 더욱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며 이성계를 비롯한 개혁 세력과의 교류도 유지했습니다. 정도전이 수도 개경을 떠나 유배와 유랑 생활을 시작한 지 9년이 흐른 1384년, 정몽주의 도움으로 고려의 중앙 관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려 정계에 복귀한 정도전은 '수문하시중'이라는 관직을 받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역성혁명

정도전은 개혁을 꿈꿨던 인물답게 조정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정도전은 고려 왕조를 뒤집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이것을 역성혁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려 조정에서 강력한 실권을 휘두르는 정몽주의 모함으로 정도전은 탄핵당한 뒤 유배형을 받았습니다. 정몽주는 고려 왕조를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391년 음력 10월, 정도전은 또다시 유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6월에 정도전은 기적적으로 개경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도전을 압박하던 정몽주가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개경으로 돌아온 정도전은 역성혁명을 주도하며 새로운 왕을 세웁니다. 고려의 왕이었던 공양왕은 왕위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왕의 명령과 의중을 담은 교지와 왕의 인장인 국새를 내주었습니다. 정몽주의 죽음으로 고려 조정은 정도전과 이성계가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에 공양왕으로서는 새로운 왕에게 왕좌를 넘겨주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도전은 교지와 국새를 가지고 이성계의 집으로 향했고, 이성계를 설득해 1392년 음력 7월 17일에 그를 새 나라의 임금으로 앉힙니다. 475년간 한반도를 지배했던 고려의 시대가 저물고 세워진 새로운 나라, 조선이 드디어 역사의 장을 열었습니다. 새 나라 조선을 만들고 이성계를 조선의 첫 번째 왕으로 세우는 데 성공한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도전은 조선의 핵심 실세로 부상하며 지금의 국무총리 격인 숭록대부 자리에 오릅니다.

 

저서와 학문

정도전은 다수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첫 번째로, '편민사목'이 있습니다. 정도전은 개국 11일 만에 새로운 왕조가 해결해야 하는 국정 과제가 담긴 교서인 '편민사목'을 편찬합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정해야 할 것이 넘쳐나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편민사목이란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목록'을 뜻합니다. 이 책에는 조선의 정부 구조, 교육, 토지 제도 등 조선 운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적혀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도전은 정책 결정, 인사 책임, 국가 재정, 군사 지휘, 왕의 교육, 교서 작성, 역사 편찬 등 국가 경영에 필요한 핵심적인 업무와 과제를 전부 도맡았습니다. 두 번째로, '조선경국전'이 있습니다. 조선 건국 2년째 되던 1394년 정도전은 조선 최초의 헌법인 '조선경국전'을 발표합니다. '조선경국전'은 조선 제9대 왕 성종 때 편찬된 '경국대전'의 밑바탕이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조선의 건국이념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기본 방침이 담겨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삼봉집'이 있습니다. 삼봉집은 정도전의 시문집에다가 그의 조선 건국이념이 담겨 있는 저서를 엮어 1791년 규장각에서 편찬한 책입니다. 이 책은 그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으며, 조선 초기의 정치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문헌입니다. 또한 '경제문감'을 통해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와 관리 제도를 구체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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